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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파트에 살 자격이 있는가(18)
층간소음에 비난은 최악의 길
 
아파트뉴스   기사입력  2020/10/28 [13:50]

 ▲ 사)주거문화개선연구소 차상곤소장 ©아파트뉴스    

층간소음은 문제가 시작되면 피해자들이 주위에서 가장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나도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그 정도 소음은 들린다는 말이나 이어서 그 정도의 소음은 참고 사는 것이 좋다 또는 층간소음을 참고 참으면 괜찮아지더라는 정말 근거 없는 말이다.

이러 말들은 순간 들으면 정말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층간소음에 1년 이상 시달린 사람들에게 너는 그 정도소음도 못 참는 예민한 사람이라는 말로 들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층간소음은 내가 참고 참아서 없어질 것이라면 현재의 사회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상담을 진행하면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층간소음 당사자에게 참아라는 말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당사자가 참을 수 있을 만한 수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층간소음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당사자가 자신의 입으로 이제는 참을만하다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현재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종착역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더 살벌하게 변화하는 그 문제를 줄일 수 있다.

 

현장 상담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환경 중의 하나는 단순 층간소음이 심하다는 것으로 시작된 윗층 사람과 아래층 사람의 서로 다른 의견 교환이 시간이 흐르면서 상호간에 불신으로 인한 주위 사람들에게 서로를 비난함으로써 그 문제를 더 악화시켰을 때가 있다.

그럴 경우에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전에 먼저 그 비난하는 상황을 중단시키는 것을 일차적 단계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래층 사람들은 층간소음 피해를 겪으면서 자신이 그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참아 왔다고 느끼면, 그들은 자기의 층간소음으로 인한 불행에 대해 1차적으로 윗층을 비난하고 2차적으로는 자신과 윗층을 올바르게 중재할 책임이 있는데도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관리소의 직원들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집을 제대로 짓지 않았다는 판단하에 시공사를 비난하는 기본적인 것이다. 층간소음 문제의 다툼으로 인해 윗층사람에 대한 폭행이나 살인이 많이 발생하다가 최근 들어 관리소 직원에 대한 폭행이나 살인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그 원인이다.

 

공동주택은 더불어사는 공간인데 자신이 다른 사람들, 특히 윗층에 비해 더 많은 피해를 받아 왔다는 사실이, 그것을 제대로 관리를 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윗층과 관리소 직원에 대한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설령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 할 집이라는 공간이 평안한 휴식의 공간으로 부리지 못했다고 해도 윗층 사람과의 층간소음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기 위해, 자신과 윗층 사람과의 중간적인 입장에서 관리를 해 줄수 있는 관리소 직원과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자기도 일정 부분의 책임은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자기가 너무 많은 피해를 받는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마찬가ㅈ로 윗층도 자기가 아래층의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항의에 아래층의 불만스러운 태도와 감정을 탓할 수는 없다. 어느 쪽이든 비난은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층간소음 문제의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 중의 하나는 비난이 아니라 상호간에 이해와 믿음, 공감과 관용이다. 만일 윗층 사람이 뜻하지 않게 아래층 사람의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항의를 받았다면, 아래층 사람의 그러한 태도에 화를 내기보다는 아래층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아래층 이 자기를 비난하는 것처럼 들리더라도 끝까지 아래층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아래층에게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마음을 쓰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트 설치, 신발 등 몇 가지 작은 행위를 알려주고,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극도로 심각하게 전개될 수 있는 층간소음 불씨에 물을 뿌려서 꺼지게 만드는 엄청난 효과를 가지고 온다.

 

이것은 향후 층간소음 문제가 있더라도 폭행이나 살인이 아니라 아래층이 자기를 신뢰하고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자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아래층 사람은 윗층 사람이 소음을 발생하는 것에 대해 비난하는 대신 과거에 비해 참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소음으로 끝없는 전쟁을 하며 쉽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도 지금은 그가 별 도움을 주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는 소음을 줄이겠다는 윗층의 말을 믿고, 그가 실제로 조력해 주고 있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며 잦았던 윗층의 방문과 인터폰 항의는 줄어드는 동시에 충간소음에 임하는 자신 스스로에 대한 관대함과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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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28 [13:50]   ⓒ apt-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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