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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반포주공1단지의 기록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북촌과 반포본동 보고서' 2019년 5월 발간
 
아파트뉴스 기사입력  2019/06/03 [11:07]

박물관 및 학계에서 독창적이며 일관된 장소인문학연구로 자리 잡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의 2018년 조사 성과를 담은 북촌과, 반포본동 보고서가 5월 발간됐다.

▲ 반포주공1단지의 일자로 늘어선 판상형 배치와 조경수 모습     © 아파트뉴스

 

보고서에서는 한강을 매립하여 만든 땅에 1974년 세워진 반포주공아파트의 조성 과정, 강남의 대표적인 아파트로서의 위상과 주민들의 삶의 궤적을 ‘남서울에서 구반포로’에 담고 있다.

 

반포본동에 들어선 반포주공1단지는 1970년대 아파트 주거 유형을 선도한 기폭제 역할을 했으며, 오늘날 보편화된 아파트 단지의 초기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곧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이 지역의 주거사적 의미와 공간적 특성은 무엇일까?

 

매립 이전의 반포본동은 서울시민의 채소공급지로 채소밭, 갈대밭, 모래밭,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곳이었다. 전역이 침수지구일 뿐만 아니라 하천부지였기 때문에 서울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면서도 교통사정이 불편한 비주거지역으로 1963년 서울에 편입되었음에도 서울로 인식되지 못하고, 한강 이남이라는 뜻에서 ‘남서울’로 불렸다.

▲ 반포주공1단지 22평형 견본주택(1973)    © 아파트뉴스

 

1970년 7월 25일부터 1972년 7월 24일까지 2년간 진행된 공유수면매립사업은 새로운 땅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형성된 반포본동에는 1971년 초 대한주택공사가 매립시행자인 (주)경인개발로부터 16만 평의 대지매입계약을 체결하여 3,786세대의 우리나라 최초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었다. 반포주공1단지는 22평~64평의 다양한 평형 구성으로 1971년 8월 25일에 착공하여 3차에 걸친 공사로 1974년 12월 25일에 준공됐다.

 

반포주공1단지의 최초 분양가격은 가장 작은 22평형의 층별 평균 가격이 395만 원, 32평 A형은 560만 2천 원, 32평 B형은 548만 6천 원, 42평형은 730만 4천 원이었다. 당시 400~500만 원대 아파트를 3년 간 봉급을 모아 구입하기 위해서는 한 달에 약 11~13만원 수준의 월급을 받아야 했다. 이는 서울 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3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반포주공1단지는 국가의 산업발전을 위한 고급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당시 정부는 외국 유학파와 교수, 정부 관료 등을 위한 숙소를 제공하기 위하여 특별분양을 하고 그들을 위하여 일정 세대를 할당했다.

▲ 반포주공1단지 추첨(1973)     © 아파트뉴스

 

반포주공1단지 102동부터 107동까지 6개동 170가구를 서울대학교 ‘교수아파트’로 특별분양하였다. 당시 교수라 하더라도 아파트를 구매해 입주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기에 허위 신청서를 제출한 일부 교수들이 발각되어 사퇴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해외에서의 인재 영입을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2평형 18세대와 32평형 5세대를 사택으로 매입하였다. 이곳에 입주한 연구원들은 서구식 생활공간인 아파트에 익숙한 계층이었다.

 

이 외에도 다수의 교수와 고위 공직자, 군인, 연예인, 예술가, 전문직 주민들이 반포주공1단지에 거주하였다. 작가 피천득, 문학평론가 김현, 조각가 윤영자, 김신조 목사, 1983년 아웅산 테러로 사망한 서석준 전 부총리, 박영수 전 서울시장, 오원철 전 경제수석, 류시원, 싸이, 이미연, 오영실 등이 반포주공1단지에 거주한 유명인이다.

 

반포주공1단지는 남향을 우선시한 일자병렬 배치가 강하게 작용하였다. 이는 풍수지리학상으로 남향을 선호하는 사회문화적 배경과 당시 단위세대를 반복적으로 쌓는 판상형 건축 기술, 대량 주택공급이라는 정치경제적 목적이 맞물려 남향 일렬배치의 판상형 아파트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아파트는 남향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출입구와 계단실을 북쪽으로 두고 남쪽은 세대가 거주하는 공간을 최대한 배치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반면 반포주공1단지는 동 출입현관과 계단실이 남쪽에 붙어 있어 동의 진입이 남쪽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아파트 설계의 과도기적 특징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옥 등 단독주택의 구조적 특성과 생활양식이 아파트 공간에 남아 있는 것이다.

 

반포주공1단지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주동 간격이 매우 넓다는 점이다. 특히 주동 사이에 40여 년 시간 동안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자란 나무들은 주민들에게 심미적 조경 요소의 역할 외에도 단조로운 판상형 아파트의 일자 배치 속에서 단지의 영역성과 공간을 인지하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반포본동은 강남개발이 진행되기 전에 단지계획이 수립되어 사람들이 이용할 생활편의시설과 부대복리시설이 전무했기 때문에 단지의 중심적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중앙의 경계도로에 상가를 배치했다. 이렇게 형성된 반포본동의 상가는 크게 단지 내 노선상가와 간선도로변 노선상가로 구분된다.

 

한편, 2018년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보고서는, 서울책방과 서울역사박물관 뮤지엄숍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e-book과 관련 사진은 서울역사아카이브 홈페이지에 탑재할 예정이다.
 

임옥남 기자 oknam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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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03 [11:07]  최종편집: ⓒ apt-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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